2008년 06월 28일
도서관 전쟁 감상
두목과의 대화에서 이번 신작 중에 '도서관 전쟁'의 평이 상당히 좋다는 말을 듣고, 할 일 없는 휴무의 새벽 도서관 전쟁 1쿨(12편)을 다 봐버렸다.-마크로스F 12화까지 보니 새벽 4시가 넘었더라;;

가볍게 보면 열혈 아가씨의 연애물. 하지만 결코 그것만은 아닌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딴에 글자를 끄적이는 입장에서, 나는 어쩔 수 없는 도서대의 심정으로 도서관 전쟁을 관람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나를 동요시킨 것은, 검열이라는 것이 표면화된 작중의 세계관이 다소 과장, 극화된 모습일지언정 실상 현실 사회에서 이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중에서 양화대(검열을 실행하는 군부대)의 대장은 도서대의 교관에게 말한다. '우리들은 너희와 같은 신념이 없다'고. 도서대의 인물들을 움직이는 것은 신념이다. 책을 비롯한 문화매체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그런 신념이다. 작중 마지막 무대에서는 그런 도서대와 양화대의 격전이 발생하고, 양화대에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 때문에 도서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발생한다.

아아, 그럴지도 모른다.

고작 종이 쪼가리다. 글자를 적은 종이덩어리에 불과하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총구를 겨눠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고작 그런 종이 때문에 군인들이 피를 흘릴 이유는 없다. 그 가족들이 눈물을 흘릴 가치는 없다. 분명 그럴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디까지나 생명이니까.

협정을 무시하고 허가된 시간 이후에 작품을 부수기 위해 총을 들고 온 양화대원 앞에, 겐다는 맨몸으로 막아선다. 그런 콘크리트와, 철과, 옷가지로 만들어진 오브제를 지키기 위해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까지 내던져가면서, 그는 오브제를 지키는 것을 선택한다. 그가 지켜낸 것은 콘크리트, 철, 옷가지의 덩어리인가? 아니다. 그가 지켜낸 것은 신념이다. 생명만큼 중요한 신념이다.

12화에서 가장 볼만한 장면은 TV방송에 나온 사람들이 말하는 모습이었다. '왜 정부에 반항하는가' '너희들의 반항으로 사상자가 생긴 것이다' '너희들의 피해는 너희들이 반항하기에 발생하는 것'.

여담이지만 나는 광화문에 거주한다. 가끔 밤에 집에 돌아올 때는 검문을 당한 적도 있다. 집으로 이어진 골목에는 늘 전경버스가 주차되어있고, 가끔 승용차가 그 옆으로 지나갈때는 대략 2~3분정도를 서있어야 한다. 승용차도 버스 옆을 빠져나오려면 힘드니까. 솔직히, 요즘 이 동네는 사는게 힘들다.

그러나, 그렇다고 옳지 않은 것을 묵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옳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신념을 잃은 존재가 되어 사는 것은 생명을 잃는 것 이상으로 두려운 것이다. 단지 매일 밥을 먹고 편안하게 살아갈 뿐인 사람이, 어찌 인간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할 수 있는가. 그것은 가축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신념이다. 그리고 책은, 문화는 인간의 신념이 구현한 것이다. 그것이 가축들의 손에 태워지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인간 존엄성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 인간이 인간임을 포기하는 행위가 아닌가.

신념의 유무는 그런 것이다. 과연 우리들은 살아있는 가축이 될 것인가, 죽은 인간이 될 것인가.

이 작품은 우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ps. 역시 마무리가;;;


ps2. NT노벨에서 도서관 전쟁을 낸다고 하는데, 과연 언제 나올지. 상당히 기대된다.
by 흐뢰스베르그 | 2008/06/28 10:36 | Anim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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